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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 data vs. Soft data/ 경기상황 판단 및 분석에 관하여

내러티브& 넘버스/방법론

by Bloomburger 2020. 8. 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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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석이나 전망을 하려고 보면 얼마나 획기적이고 최신기술을 활용한 모델링을 하느냐보다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가, 그 데이터의 질은 어떠한가에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멋진 이론을 쓰려고 해도 그 기술을 적용하고 검증할만한 데이터가 없다면 사실 어떠한 의미있는 분석도 이루어질 수가 없다.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도 데이터에서 출발하며, 현실을 배경으로 어떻게 분석을 하는가도 데이터에 달려있으며 그래서 어떠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는가도 역시 데이터의 몫이다. 왜냐하면 데이터가 없이는 뜬구름 잡는 소리밖에 되지 않으며, 데이터가 없이는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나 정책입안자가 보는 세상은 사실 이렇다고 할 수 있다.
경제학자나 정책입안자가 보는 세상은 사실 이렇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는 또 각자의 특성이 달라서 각 분석에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제분석이나 전망에 활용되는 데이터를 크게 Hard dataSoft data로 나누어 각 데이터 특성이 전망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하게 살펴본 글을 소개해보겠다.

세인트루이츠 연방은행의 Kevin Kliesen에 따르면 Hard data는 GDP를 구성하는 민간소비, 정부소비, 투자, 재고와 같은 국가기관이 집계, 발표하는 데이터를 말하며 Soft data는 기업, 소비자 심리 서베이같은 지표, 혹은 금융시장, 노동시장 데이터를 의미한다.

위의 설명이 그리 명쾌하진 않지만 대충 의미를 파악해보면, Soft data는 실제 물량이나 금액을 측정하고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서베이 방법을 통해서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심리상황을 집계하는 소위 덜 견고한(robust) 데이터인 것이다. 그만큼 속보성이 있어 빠르게, 높은 빈도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Kliesen은 Hard data와 Soft data로 각각 구성한 지수를 만들어 두 지표가 서로 어떻게 다른 특성을 보이는 지 분석해보았다.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Blog(2017)

 

위 그래프를 보면 두 그래프 선이 여러번 교차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2009년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는 Hard data가 Soft data에 비해 경기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에 반해 최근에는 다시 Soft data가 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liesen이 각 지표가 경기판단 및 전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이기 위해 각 지표를 활용한 경제전망을 해 본 결과, Hard data는 완만하게 상승하는 결과를 내는데 반해 Soft data는 경기가 급격히 활성화되는 피크를 전망한다. 그의 추론을 빌리자면 Soft data에는 경기부양책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입안자가 어떤 특성의 데이터를 더 많이 활용하는가에 따라 경기판단이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른 전망과 경제를 위해 필요한 정책 방향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 글을 읽어보면서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데이터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데이터를 간단히 살펴보자.

우리나라 경제심리지수
우리나라 경제심리지수(기준=100)/ 출처: 한국은행ECOS
상품수출
Hard data의 일종인 상품수출/ 출처: 한국은행ECOS

 

대표적인 Soft data인 경제심리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폭 하락하였고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큰폭 하락한 뒤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로 스케일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어림잡아 볼 때 심리지표가 훨씬 진동하는 폭이 커보인다. Soft data의 특성상 Hard data에 비해 즉각적이고 크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경제심리지수는 7월 수치가 나왔지만 수출통계는 최근 6월 수치가 발표되었다. 반등하는 움직임만 놓고 본다면 신기하게도 심리지수보다도 수출실적이 한달 빨리 반등하는 모습이다.

추가적으로,

위 그래프를 보고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하는게 과연 적절할까? 먼저 심리지수는 기준치가 존재한다. 심리지수는 그 자체로는 의미있는 숫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준을 중심으로 그보다 높거나 낮은 수준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경제심리지수의 경우 100보다 높으면 경제주체들이 이전보다 경기가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아래면 반대로 여긴다는 의미이다. 기준(100)보다 낮은 수치라면 그것이 50이든 60이든 의미있는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품수출 또한 여전히 전년동기대비 -10% 수준으로 아직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래프 생김새를 보고 경제상황이 반등한 것으로 해석하고 싶겠지만 사실 Hard data, Soft data 모두 아직 경제상황이 회복세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Reference

https://www.stlouisfed.org/on-the-economy/2017/may/hard-data-soft-data-forecasting

 

Hard Data, Soft Data and Forecasting

Monday, May 22, 2017 Thinkstock/Wavebreakmedia Ltd People frequently scour economic data for clues about the direction of the economy. But could the many types of data cause confusion on what exactly the state of the economy is? A recent Economic Synopses

www.stlouisfe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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