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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솔레유 카페에서 커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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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mburger 2020. 7. 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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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스테어 스콧

 

주고받는 말은 빙빙 돌고

내 크림커피에서는 김이 오른다.

들렸다 말았다 하는 향기 짙은 언어들

한바탕 소용돌이치는 웃음소리

"그래? 하지만 젠장......"

 

혼자 온 여자가

술을 홀짝거리며 앉아 있다.

그 여자가 반지 없는 손가락으로 라이터의 불을 댕긴다.

두 늙은 단짝친구가 재빠른 손놀림으로

우승컵을 놓쳐버린 지난 밤 경기를 재연한다.

그들의 지탕담배 연기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마르셀!"

웨이터가 탁자 사이를 오가며

농담과 맥주를 대접하고 있다.

한 남자가 문에서 소매에 묻은 빗방울을 털어내고

핸드폰으로 떠들어댄다.

 

아무도 돌아보는 사람은 없다.

그가 크고 빠른 목소리로 말한다.

"사! 사라고!

바로 지금이야......"

그의 말이 돌진한다. 날카롭다.

 

나는 잔을 비우고

고개를 들어 유리창을 본다.

빗방울로 얼룩진 유리창이

교회 시계탑의 정직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침착하게 돌아가는 시곗바늘을 조롱하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할 시간이 있다.

"마르셀!"

 

 

솔레유 카페에서 커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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