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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달러화, 엔화] 달러와 엔 중 누가 더 안전자산일까?/ 글로벌 달러약세

내러티브& 넘버스/분석과 전망

by Bloomburger 2020. 8. 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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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달러화, 엔화] 달러와 엔 중 누가 더 안전자산일까?/ 글로벌 달러약세

안전자산이란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험회피적이 되고 글로벌 실물경제 상황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가치가 높아지는 자산을 의미한다. 흔히 달러화, 엔화와 같은 통화나 금, 은과 같은 실물자산 등을 안전자산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통화(safe haven currency)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겠다.

우리는 달러화와 엔화를 둘 다 안전자산으로 알고 있다. 즉, 코로나가 재확산되거나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흔히 달러화와 엔화가 비싸질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 원화대비 달러와 엔 모두 가치가 상승한다. 그렇다면 둘 중에서는 어떤 통화가 상대적으로 더 가치가 상승할까? 즉 어떤 통화가 더 안전한 자산인가? 

 

 

기축통화, 달러

 

 

 

원론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달러가 당연히 더 안전자산일 것이다.(물론 그 지위가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통화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력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IMF사태를 겪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원화자산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세계1위 대국이며 달러화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고 있으므로 글로벌 실물시장에 위기감이 발생하면 보통 달러화가 크게 강세를 보인다.

일본도 물론 탄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지만 장기불황을 겪고 있으며, 유로화나 위안화 등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다른 경쟁통화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는 독특한 면이 있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경험적인 사실에 비추어보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그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엔은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Dennis Botman et al.(2013, IMF)에서는 여러 가설을 제시하고 데이터로 확인해보는데,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일본은 해외투해외자자산을 보유량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위기시 내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회수하여 국내자산형태로 보유하려는 동기(retrenchment)와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국내자산을 보유하고자 하는 동기(capital flight)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시 해외 투자자금 유입은 스위스와 달리 일본의 경우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2. 글로벌 위험회피(risk-off) 시기에는 VIX지수가 상승한데 이같은 현상이 미래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시그널링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데이터 분석결과, 위험회피 시기에 일본과 미국의 장단기 금리 격차가 확대(엔화상승요인)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여타 다른 국가의 금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엔화만의 특별한 상승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3. 단순한 자금유출입이 아닌 파생거래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조정과정에서 엔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예컨데, 일본 내 수출업자나 일본 기업 해외지사 등에서 미래 환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엔화를 미리 사는 등 위험관리 차원에서 투자자들의 행태변화가 엔 가치에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파생시장에서 비상업 엔 포지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여 이 가설에 대한 어느정도 신빙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이 경로로 포지션이 증가하는 크기가 얼마나 클지, 그리고 얼마나 일관성있게 글로벌 위험회피 시기마다 발생하는지 다소 의문이다.

 


글로벌 달러약세 현황

현재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시장은 엔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보다는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는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및 금에 대비해서도 모두(globally)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안전자산의 역할을 금이 대신하고 있는 형국, 블룸버그 출처

 

 

최근의 달러약세 현상은 기본적으로 실물경제는 회복되지 않았지만 주가는 상승하고 있는, 위험추구(risk-on) 성향이 확대된 국제금융시장의 상황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럼에도 또다른 안전자산인 금값은 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돈이 풀린 지금, 아무리 기축통화라고 하더라도 명목화폐(fiat money)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① 달러는 장기적으로 균형수준보다 더 비싼 수준이고, ② 미국 실물경제가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미국 자산시장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달러화 수요가 낮을 것이며, ③ 백신개발 소식은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추구성향을 서포트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장기적으로 달러약세 트렌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였다.반면, 제이피모건은 현재의 흐름에서 달러지위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약달러 지속에 대한 컨센서스가 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 달러약세의 배경에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가 자리잡고 있는데 부채 문제에 있어서 코로나19 이후 어떠한 나라도 안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화와 같이 글로벌 이슈에 일방적인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는 통화는 상대적으로 그 흐름을 분석하고 전망하기 수월한 것 같다. 반면 달러나 엔과 같이 글로벌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위상을 가진 통화의 흐름은 어떻게 전개될지 함부로 전망을 내놓기가 어렵다.

 

 

3줄요약:
1. 기축통화인 달러가 엔화보다 기본적으로 더 안전자산이다.
2. 그러나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엔화도 안전자산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3. 대체로 적어도 올해까지는 달러약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나 구조적 변화로 인식할 지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할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릴 수 없겠다.

 

REFERENCE

1. The Curious Case of the Yen as a Safe Haven Currency: A Forensic Analysis, 2013, Dennis Botman et al., IMF Working Paper
2. JPMorgan, Goldman Sachs, Bank of America reports
3.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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